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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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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습] 숙명의 라이벌 아이작 뉴턴과 빌헬름 라이프니츠 평범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평범하게 태어났다. 어쩌면 평범 이하인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얼굴 천재라는 말도 있는데, 외모 면에서는 나는 확실한 범재다. 지적 능력도 천재와는 거리가 아주 멀다. 이런 나는 종종 어떤 특수한 능력을 가진 히어로가 되는 상상을 하거나 갑작스러운 사고에 서번트 증후군이 생겨 비상한 천재가 되는 공상을 한다. 하지만 내 인생 자체도 너무나 평범, 혹은 그 이하라서 그런 영화 같은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는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듯하다. 평범하게 사는 게 진짜 어려운 일이라는데, 나는 그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사는 게 이리도 힘든가? 지독히 평범한 나와는 다르게 동시대를 풍미한 두 명의 천재가 있다. 뉴턴과 라이프니츠. 이들은 한 분야에서의 ..
[철학자습] 근세 철학의 아버지 르네 데카르트 유럽 근대 철학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합리론과 경험론의 대립구도이다. 합리론은 인간의 이성을 지식의 제일 근원으로 보는 견해를 말한다. 합리론에서의 진리의 기준은 감각적인 것이 아니라 이성적이고 연역적인 방법론이나 이론으로 정의된다. 철학사에서 합리론은 데카르트에서 출발해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로 이어진다. 경험론은 감각의 경험을 통해 얻은 증거들로부터 비롯된 지식을 강조하는 이론이다. 관념의 형성과정에서 생득관념이나 관습보다는 경험과 증거, 감각에 의한 지각을 강조한다. 인식의 원천을 오직 이성으로만 추구하는 합리론과 대립하는 방법론인 경험론은 로크에게서 버클리 흄으로 이어진다. 중세 말부터 근대 이전까지 첨예하게 대립한 합리론과 경험론은 칸트에게서 합쳐져 헤겔로 이어진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로 평가..
[철학자습] 보편논쟁으로 훑어보는 중세 중세시대에 보편논쟁이라는 게 있었다. 보편자가 있느냐 없느냐의 물음에서 촉발된 논쟁이었다. 보편자란 고유명사를 아우르는 집합명사처럼 개별체들을 공통의 특성으로 묶는 상위 개념이다. 예를 들어 김철수와 이영희라는 사람이 있을 때 김철수와 이영희는 개별자, 사람은 보편자가 되는 식이다. 이 보편자의 개념에 문제의식을 느낀 사람은 3세기 그리스 철학자인 포르피리오스였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 중 범주론을 정리하다가 세 가지 의문을 품었다. 하나, 유와 종은 실재인가, 아니면 관념인가. 둘, 실재라면 물체인가, 비(非)물체인가. 셋, 실재라면 감각적 대상 밖에 존재하는가, 아니면 안에 존재하는가. 포르피리오스는 끝내 답을 내지 못했다. "당분간 나는 당연히 속과 종에 대해서, 그것들이 기본적이고 순수하게..
[철학자습] 아우구스티누스 아우구스티누스는 5세기 전후 북아프리카 알제리와 이탈리에서 신학자이다. 기독교 성인 중 한 사람으로 평가되며 현재까지도 기독교, 가톨릭 등 서방 종교계에서 존경받는 인물인 그는 기원후 354년 로마제국의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 소도시 타가스테에서 태어났다. 타가스테는 오늘날 알제리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이 당시 북 아프리카는 현재의 아프리카와는 사뭇 달랐다. 로마 제국과 더불어 문화의 중심지였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부모의 종교가 서로 다른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이교도였고 어머니는 그리스도교였다. 어머니는 아들이 그리스도교를 믿길 원했지만 철학에만 심취해 있던 아들은 철학처럼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교리를 가졌다고 느낀 마니교에 심취해 10년 신앙생활을 했다. 하지만 마니교 지도자의 지적 수준에 회의..
[철학자습] 플라톤 팔로워 플로티누스 플로티누스는 로마제국의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 리코폴리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학문을 공부하기엔 비교적 늦은 나이인 스물여덟에 철학에 입문한 만학도였다. 그와 플라톤 사이엔 500~600년의 시차가 존재하는데, 스승인 암모니우스 삭카스에게 플라톤을 배우다 곧 플라톤의 사상에 매료되었고, 본격적으로 플라톤을 공부했다. 플로티누스는 플라톤을 사랑했지만 그의 사상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데서 그치진 않았다. 플라톤의 사상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자신의 사상을 덧대어 발전시켜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런 그를 사람들은 '신플라톤주의의 창시자'라고 평했고, 갈리에누스 황제의 신임을 받아 로마 제국의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활동했다. 플로티누스의 사상은 일자이론으로 정리된다. 일자이론은 플라톤의 이데아론에 유래한다...
[철학자습] 서양철학의 아버지 탈레스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그래도 인류의 역사에는 굵직굵직한 혁명적 발견과 발명들이 있었다. 천문학의 이해를 통째로 바꾼 지동설부터 바퀴나 문자의 발명, 만유인력의 법칙, 기체와 증기기관 발명 그리고 페니실린의 발견 등등 각 분야를 막론하고 '최초'라는 타이틀을 걸 수 있는 발견 발명 들이 있었다. 그리고 철학에도 '최초'가 있다. 철학을 자연현상이나 사물을 향한 합리적 접근이라고 정의할 때, 최초의 서양철학은 기원전 6세기경 고대 그리스 국가의 해안 도시인 밀레토스에서 출현했다. 당시 세계에는 그리스 문명 말고도 상당히 발달한 문명들이 많았는데 서양철학은 왜 그리스에서 시작되었을까.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가지 않는 한 정확한 이유를 알 순 없지만 추론은 가능하다. 에게해를 끼고 있는 그리..
[철학자습] 시대를 앞서간 선구자, 디오게네스 기원전 5세기 아테네에서 시작된 서양 철학은 소크라테스를 거쳐 플라톤을 지나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며 발전했다. 이 시기 철학자들의 관심사는 주로 국가 유지를 위해 시민들이 가져야 할 덕목이나 지켜야 할 도덕이었다. 그래서 이들의 철학은 다분히 교조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매일 먹으면 질리는 법. 대중들은 늘 같은 소리만 하는 철학자들의 말에 염증을 느꼈을 것이다. 수요가 없으면 공급도 줄어들기 마련. 사람들은 유의미한 전체의 무의미한 부분으로서가 아니라 개별적인 존재로서의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게 되었고, 철학의 흐름도 그쪽으로 변화했다. 이런 흐름에서 새로 등장한 사상이 회의주의 학파, 에피쿠로스 학파, 스토아학파 그리고 견유학파였다. 회의주의 학파는 인간이 세계의 근원이나 진..
[철학자습] 인류 최초의 소피스트? 프로타고라스 상대주의 지금도 그렇지만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는 더욱 더 말을 잘해야 성공할 수 있었다. 언변이 좋아야 정치적으로 출세할 수 있음은 물론,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일상에서 논리적인 화술은 자신을 지키는 방패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화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필연적으로 이들에게 돈을 받고 웅변술이나 수사학, 논쟁에서 이기는 법, 그리고 법률에 관한 지식 등을 가르쳐주는 지식인이 등장했다. 사람들은 이들을 소피스트라 불렀다. 사실인지 알 순 없지만, 프로타고라스는 인류 역사상 돈을 받고 지식을 가르쳐준 최초의 소피스트라고 전해진다. 그리스 철학은 소크라테스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이전의 철학자들은 자연세계를 탐구한 반면 이후에는 주로 인간세계를 탐구했다. 관찰대상을 자연세계에서 인간세계로 끌어내린 주역이 소피스트..
[철학자습] 소크라테스 산파술 소크라테스는 예수, 석가모니, 공자와 함께 4대 성인에 드는 인물이다. 어떤 기준으로 4대 성인을 뽑은 건지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이들이 인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건 사실이다. 예수는 전세계 인류의 영적 영역 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며, 석가모니 또한 불교를 창시해 동양의 역사와 문화 철학 과학 전반에 현재까지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공자는 유교라는 학문을 창시하여 동아시아 전반의 역사와 문화 정치 정신에 큰 영향을 끼쳤다. 소크라테스는 서양철학과 사상의 근간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소크라테스는 가난했다. 그의 가난은 자발적 가난이었다. 그는 노동보다 사유를 사랑했고 사유할 시간을 위해 노동을 멀리했다. 그런 삶이 철학자의 삶에 맞는다가 생각했다. 가난한데 일도 하..
[철학자습] 에피쿠로스 힐링의 철학 먹을 게 없던 시절,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살아야 했다. 물질적으로 크게 부족함이 없는 요즘, 사람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 그런데 행복은 무엇일까. 아마도 결핍이 없는 상태가 아닐까. 하지만 인간의 욕심과 욕망엔 끝이 없다. 남의 손에 들린 떡이 커 보이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파오는 게 인지상정이다. 잠깐의 만족은 가능할 테지만, 완전한 행복이란 건 어쩌면 허상이 아닐까. 그 허상을 잡아보겠다고 우리는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2300여 년 전 비슷한 고민을 한 이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에피쿠로스. 그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에피쿠로스 학파의 창시자이다. 당시 대부분의 철학자들에게 철학은 만물의 근원을 연구하고 세상의 진리를 탐구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에피쿠로스에..